예고 없이 찾아온 작은 실망들은 우리를 정직하게 만들어 주는거 같아요. 물론 스트레스를 받게 하고 짜증이 나게도 해요. 삶을 살아가다 보면 드라마처럼 극적이고 거대한 사건들만 마주하는 것은 아니에요. 오히려 우리의 하루는 크지 않지만 우리 마음을 자꾸만 불편하게 만드는, 예고 없이 찾아오는 작은 실망들의 연속일 때가 많아요. 어떤 것이 많으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예고 없이 찾아온 작은 실망들은 때로는 나의 삶에 너무 오래 흔적을 남기고 있을 때가 있어요.
오랜만에 마음에 드는 옷을 입고 집을 나섰는데 옷에 얼룩이 묻었다거나, 당연히 될 줄 알았던 은행 업무가 사소한 서류 하나 때문에 다음으로 미뤄지거나, 별것 아니라고 생각했던 타인의 무심한 한마디가 하루 종일 마음에 걸린다거나, 기대했던 작은 친절이나 배려가 돌아오지 않는다거나 하는 식의 일들이 있죠.

심지어는 잘 작동되던 물건이 갑자기 고장 나거나, 익숙한 길이 공사 중이거나 하는 예측 불가능한 사소한 상황들도 우리에게 작은 실망감과 짜증을 안겨줘요. 온라인 쇼핑으로 잔뜩 기대했던 물건이 사진과 다르다거나, 기다리던 연락이 오지 않는다거나 하는 디지털 세상의 작은 불편함까지 더하면 그 종류는 무수히 많아져요
이러한 작은 실망들은 그 자체로는 대단치 않아 보여요. “뭐, 그럴 수도 있지”, “별일 아니야” 하고 애써 넘기려 하거나, 이런 사소한 일에 기분이 상하는 스스로를 나약하거나 예민하다고 자책하기도 해요. 하지만 이렇게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무시하고 넘어간 작은 실망들은 사라지지 않고 마음 한구석에 차곡차곡 쌓여요.
마치 잔에 떨어지는 작은 물방울처럼, 개별로는 미미하지만 계속 더해지면 결국 잔을 가득 채우고 넘치게 만들어요.
이것들이 바로 앞서 이야기한 ‘괜찮지 않은 날들’을 만드는 보이지 않는 벽돌이 돼요. 큰 슬픔이나 분명한 분노는 아니지만, 잔잔한 실망감, 허탈함, 씁쓸함, 그리고 ‘왜 나에게 이런 사소한 일들이 자꾸 생기나’ 하는 약간의 원망까지 뒤섞여 마음속에 고여요
왜 우리는 이토록 작은 일에 흔들릴까요?
우리가 이러한 작은 실망들에 쉽게 영향을 받는 것은, 그것이 우리의 사소한 기대나 통제감을 건드리기 때문이에요. 우리는 알게 모르게 일상이 순조롭게 흘러갈 것이라는 작은 기대를 품고 살아가요. 계획했던 대로, 예상했던 대로, 익숙했던 대로 진행될 것이라는 작은 믿음이 있죠. 그런데 작은 실망은 이러한 작은 질서와 기대를 깨뜨려요.
‘이런 간단한 것조차 마음대로 되지 않는구나’ 하는 생각은 우리에게 미묘한 무력감이나 불안감을 안겨줄 수 있어요. 큰 문제에는 마음의 준비를 하기도 하지만, 예고 없이 찾아오는 작은 오류 앞에서는 속수무책으로 감정이 반응해버리는 거예요. 어쩌면 이러한 사소한 실망들은 우리가 완벽하지 않고, 세상이 언제나 우리의 바람대로 돌아가지 않음을 끊임없이 상기시키는 작은 신호탄일지도 몰라요.
예고 없이 찾아온 작은 실망들 다루는 연습: 감정의 주인 되기
따라서 예고 없이 찾아오는 작은 실망들을 마주했을 때 가장 필요한 것은 그 감정에 대한 솔직한 인정과 스스로에게 너그러워지는 태도예요. ‘아, 내가 지금 이 작은 일 때문에 속상하구나. 이런 기분이 드는구나. 그럴 수 있지.’ 하고 자신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거예요. 이는 약함의 표시가 아니라, 자신의 마음을 돌볼 줄 아는 단단함의 시작이에요.
작은 실망에 대한 나의 반응을 알아차리고 비난 없이 수용할 때, 비로소 그 감정은 우리 안에 오래 머물지 않고 물처럼 흘러갈 힘을 얻어요. ‘오늘은 그런 작은 실망들이 찾아와서 마음이 살짝 흐린 날인가보다’ 하고 담담히 인식하는 것은, 이 감정적 파도를 헤쳐나가기 위한 첫 번째 닻을 내리는 행위예요. 감정에 압도되지 않고 거리를 두고 바라보는 연습은 마음의 평온을 유지하는 데 핵심적이에요.
회복탄력성의 기초 다지기
일상 속에서 마주하는 이러한 작은 실망들을 회피하거나 억누르지 않고 건강하게 처리하는 연습은, 훗날 삶에서 마주하게 될 더 크고 어려운 실망이나 좌절에 대처할 수 있는 마음의 회복탄력성을 기르는 중요한 훈련이 돼요. 작은 근육을 꾸준히 단련해야 큰 힘을 쓸 수 있듯이, 작은 감정들을 잘 다루는 연습이 되어야 큰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평정심을 유지하고 방향을 잃지 않을 수 있어요. 사소한 것에 흔들리는 나 자신을 인정하고 다독이며 앞으로 나아가는 경험들이 쌓일수록, 우리의 마음은 더욱 단단해질 거예요.
회복탄력성이라는 조금 무게감이 있는 단어를 사용했지만, 하루하루를 잘 견디며 긍정적이고 적극적으로 살아보려는 작은 시도들이 쌓여서 결국 하나의 결정체가 되는 순간이 와요. 보통 우리는 성공의 기억이라고 불러요. 어떤 사람에겐 지나가면서 휙 보고 말 너무 소소한 일이지만 너무도 성공에 목마른 사람에게는 목숨을 살리는 일이 되기도 하거든요.
그렇게 작은 한 알이 맺히는 것이 정말 어려워요. 그런데 작은 알갱이 몇 개를 모으는 경험을 하면 그 뒤로는 조금은 큰 여유가 찾아와요. 그쯤 되면 회복탄력성이라는 말이 너무 멀게 느껴지지는 않아요. 오히려 이런 게 회복탄력성인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누가 시키지 않아도 그보다 조금 더 큰 일에 도전을 하게 된답니다. 혼자서 5km 걷다가 점점 늘려서 결국 20km를 걸었던 적이 있어요. 걷기만 하다가 우연하게 달리기를 해야할 일이 생겼어요. 그런데 뭐 그렇게 힘들지 않더라구요. 걷다가 달리다가 했는데, 3km 정도 되는 거리였어요. 그 뒤로는 걷다가 뛰다가를 했어요. 달린 거리는 보통 5km 정도였어요.
그때는 그 정도만 달려도 숨이 찼어요. 그렇다고 아주 죽을듯이 힘든건 아니었구요. 할만했어요. 이미 걷기 시작한지 2개월이 넘었거든요. 그러다가 5km 에서 7km 으로 거리를 차츰 늘렸어요. 7km를 자주 뛰다가 10km를 달린 후로는 5km는 정말 시간이 부족할 때만 달리는 일종의 스낵 달리기 같은 게 되었어요.
스마트 워치를 가지고 가지 않아서 실수로 17km를 달린 날이 있어요. 그런데 그 이후로는 달리기를 할 때 10km가 저의 기본거리가 되었어요. 심지어 10km 달리는 방법도 다양하게 시도해 보는 여유까지 생겼어요. 지금은 마음에 달리기에 대한 부담은 별로 없어요. 시간의 문제거나 해야 할 일의 문제일 뿐이에요.
오늘 나눈 이야기는 살아가는 동안 작은 실망들이 쌓여 어떻게 우리의 하루와 마음에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하는 것이, ‘왜 그런 날이 오는가’를 아는 중요한 부분일 거예요. 그리고 그 작은 파도들을 능숙하게 타는 법을 배울 때, 우리는 삶이라는 더 큰 바다를 항해할 용기를 얻게 돼요. 그리고 작은 파도를 타는 것이 능숙해지면서 더 큰 파도를 기대하는 마음이 생기기도 해요.
생각해 보기
- 오늘 하루 또는 최근 며칠 동안, 나를 사소하게 실망시키거나 마음을 불편하게 했던 ‘작은 실망’은 무엇이었나요? 그때 어떤 감정(짜증, 허탈함, 씁쓸함 등)을 느꼈나요?
- 나는 보통 이런 예고 없이 찾아온 작은 실망들을 어떻게 처리하나요? 애써 무시하거나, 아니면 하루 종일 마음에 두거나, 주변 사람에게 이야기하는 등 어떤 방식인가요? 이 작은 실망들이 내 하루나 기분에 얼마나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나요?
- 앞으로 예고 없이 찾아오는 작은 실망들을 만났을 때, 그것에 너무 압도되지 않고 조금 더 담담하게 마주하기 위해 어떤 작은 시도나 마음가짐을 가져볼 수 있을까요? (예: ‘오늘은 이런 날인가 보다’ 하고 인정하기, 잠시 심호흡하기, 다른 생각으로 돌리기 등)
